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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 - 최고의 결말! [스티븐 킹, 프랭크 다라본트, 안개·토마스 제인·마르샤 게이 하든] 책과 영화들

링크1: 미스트 공식 사이트

스티븐 킹의 단편 '미스트'는 예전 '스티븐 킹: 공포 미스테리 초특급'이라는 단편집에서 처음 접했습니다. (이미지는 1권이지만 미스트는 2권에 실렸습니다.)

그 뒤 지금까지도 인터넷에 나돌아다니고 있는 저 책의 TXT 파일을 받아다 휴대폰으로 틈틈이 읽던 중 '미스트'의 개봉 소식을 듣고 몇 주 전 황금가지에서 밀리언셀러 클럽으로 정식 출간된 '스켈레톤 크루' 상편을 사서 후다닥 읽었습니다. 읽고 나니 '공포미스테리초특급' 판은 후덜덜할 정도로 삭제와 자체 편집이 심하더군요. (영화를 보시고 원작을 보시려는 분들은 꼭 정식발간된 '스켈레톤 크루'를 읽으십시오. 거의 중편을 단편으로 잘라놓은 수준입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용산 CGV에서 '미스트'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끝난 후 한동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결말이 이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거든요. 아니, 이런 식의 결말은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있었습니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아실 겁니다.)

단순한 소개 차원을 벗어난 영화평, 혹은 스포일러성 짙은 영화소개글들은 일부러 피해다니기 때문에 이게 어떤 평을 받는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미 원작 소설을 여러 번 읽은 제가 보기에, '미스트'는 중후반까지 소설의 분위기를 그대로 잘 살려냈고 후반은 이미 소설을 읽은 독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치며 원작소설의 찝찝한 엔딩을 영화라는 수단에 걸맞게 잘 바꿨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사실, 저는 중후반까지 몇몇 변화를(군인이 세 명이라던가 군인과 직원 사이의 러브라인, 그리고 허리에 끈을 묶고 나가는 사람이 노튼의 패거리가 아니라던가. 마지막으로 부인의 생사를 직접 확인하는 데 성공하죠.) 제외하고는 원작을 충실할 정도로 재현하는 걸 보면서 원작 소설의 엔딩을 과연 어떻게 표현할지 한참 머리를 굴리고 있었답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화면에서 주유소의 흔적을 찾고 있었을 정도로요. ^^;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관객분들은 어떻게 영화를 보셨을 지 모르겠습니다. 제 친구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본 것 같던데, 다른 관객들의 반응은 그다지 시원찮더군요. 하여튼 저한테는 이미 사전에 충분히 원작을 읽었고 머리 속에서 몇 번이고 소설 속의 장면을 그려보았던 제 기대를 120% 달성시켜준 훌륭한 영화였습니다.

땡큐, 스티븐 킹! 고마워요, 다라본트. 원작 소설도 샀지만 DVD도 꼭 정품으로 살께요. 팬이자 관객으로 해 줄 수 있는 건 이 정도군요. ^^;


소소한 감상 1: 원작 소설에 비해 미세스 카모디의 역할이 좀 더 강화됐더군요. 안개와 괴물들이 주는 공포보다는 밀폐된 공간에서 카모디와 그의 신도들의 광기가 부르는 공포가 더 부각될 정도로요. 주위 반응을 보니 이게 한국 관객에게 어필이 실패한 요소가 된 것 같은데.. 저도 원작대로 하얀 안개와 그 뒤에 가려진 세계가 주는 원초적 공포 쪽에 좀 더 집중을 하는 게 더 좋지 않았나 합니다.
소소한 감상2: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주인공 일행이 탈출에 성공한 다음, 랜드크루저가 주차장을 돌아 마트 앞을 지나가는 장면이었습니다. 6개(7개?)의 라이트를 켠 랜드크루저, 그리고 마트 안 사람들이 하얀 안개 속의 유일한 탈출로인(줄 알았던) 랜드크루저를 유리벽에 붙어서서 바라보는 장면이 참 좋더군요.
랜드크루저를 본 적이 없는데 이 영화에서 보니 참 멋있어 보이더군요. 언제 수입 안되려나요.. ^^;

소소한 감상3: 프랭크 다라본트는 전작 '쇼생크 탈출'에서도 레드를 아일랜드계 백인에서 흑인으로 바꿔놓았는데 이번에도 노튼이 흑인이 돼 나오더군요. (원작에서 백인이라 지칭한 부분은 없었던 것 같지만, 1970년대에 뉴욕 변호사라면 백인으로 보는 게 옳겠지요. 적어도 제 머리 속의 노튼은 항상 뚱뚱한 백인이었습니다.)

소소한 감상4: 스티븐 킹이 원작 소설 마지막에 떡밥처럼 던져준 '하트포드'와 '호프(hope)'가 무엇인지 결국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고 넘어갔더군요. 저게 정말 무엇이었을지...

소소한 감상5: 정말 언제까지 영화 제목 번역의 추세가 이리 지속될 지 모르겠는데, 이번 '미스트'의 번역은 차라리 '안개'로 직역하는 게 백번 나았습니다. 제목이 '미스트'다 보니 '안개'가 주는 어감이 살아나지를 않더군요.
진짜 외화제목 결정하는 사람들은 뭐하면서 먹고사는 겁니까? 'The Mist -> 미스트'는 정말 직무유기 수준이네요. -_-;

이미 영화화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뗏목'이나 '예루살렘 롯', '맹글러'같은 다른 단편들도 영화나 드라마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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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ezen 2008/01/28 00:02 # 답글

    미스트를 제대로 보려면 원작소설을 읽고 가는게 좋겠군요.
  • 희나람 2008/01/28 01:15 # 답글

    광고가... 너무 잘못된게 아닐런지요..
    SF 서스펜스 스릴러라는 떡밥에 물려 괴로운 마음으로 영화를 봤습니다.. (전 최소한 SF라는 말에 우주전쟁같은 영화를 바랬답니다.)
    마지막 결말에서 영화관 사람들이 모두 욕하면서 나왔지요..(... 충격이 심했습니다..)
  • 산왕 2008/01/28 02:41 # 답글

    어서 봐야겠습니다!
  • BigTrain 2008/01/28 14:44 # 답글

    rezen님// 예, 200쪽 정도로 그다지 길지 않은 편이니 한 번 읽고 가시는 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

    희나람님// 사실 저처럼 원작을 알고 본 분들이 아니시라면, 안개에서 흘러들어온 이차원의 괴물들과 사투를 벌이는 영화를 상상하셨을 것 같습니다. -_-;

    산왕님// 아직 안 보셨었군요. 용산 CGV에서도 거의 내리는 분위기던데 꼭 찾아서 보시기 바랍니다. ^^
  • MLB춘 2008/01/28 16:25 # 답글

    혹 15년 전 쯤 PC게임 Myst가 이 Myst인가요? 당시에 영어와 난해한 난이도로 결국 포기했었는데.. 영화 소개 프로그램으로도 재밌을 것 같던데, 내리는 분위기라면 서둘러야겠네요 ㅋㅋ
  • BigTrain 2008/01/28 19:22 # 답글

    MLB춘님// Myst 정말 오랜만에 듣네요. 그 게임이랑 같은 내용은 아니고 스티븐 킹의 단편소설 '안개(Mist)가 원작이랍니다. ^^;
  • 디메트로돈 2008/05/17 01:16 # 삭제 답글

    하트포드는 미국의 지명입니다.
    희망인 '호프'와 어감이 비슷하죠.
    아마 라디오에서 '하트포드'라는 단어가 들렸다면 주인공은 '희망(호프)'를 가지게 되는 셈이죠. (다음 목적지를 정했다는 구절도 나오고요)
  • BigTrain 2008/05/27 09:02 #

    아무래도 영어 어감을 이용한 거라 제겐 잘 다가오지가 않았나봅니다. ^^;
  • ㅋㅋㅋ 2008/05/27 01:57 # 삭제 답글

    저는 원작 소설을 안보고 그냥 우연히 미스트를 보게되었는데요...이거 기대이상이였습니다
    원래 스릴러 공포쪽을 좋아하는지라.. 취향도 저와맞고 그리고 !! 결말이 너무 맘에듬니다
    뭔가 여운이 남는듯한.. 그리고 아쉬움도 남고요 이런영화 강추 !!
  • BigTrain 2008/05/27 09:02 #

    원작을 안보신 분들은 혹평이 많으시던데, 취향이 잘 맞으신 모양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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