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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약; 소소한 불편거리... 나의 잡담들

엮인글: 3색 색각(full-color or tricolor vision) (1) (어부님)
링크: 색맹검사

어부님께서 쓰신 글을 보고 갑자기 삘이 와 쓰는 잡담입니다.

저는 적녹색약입니다. 제 동생이 정상이고, 제 이종사촌이 색약이니 모계쪽으로 유전인자가 내려온 거죠.

그렇다고 신호등이 전혀 구분이 안되는 극심한 정도의 색맹은 아닙니다. 저렇게 분명한 대비는 구분이 가는데, 차이가 적거나 - 분홍색과 연두색 정도 - 색깔이 섞여있으면 구분을 못하지요.

색약이라고 세상을 사는데 크게 문제되는 건 없는데, 가끔씩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 제가 색약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곤 하지요.

1) 어부님 포스트 리플에도 달았는데...
< 이 사진에서도 왼쪽에서 세 번째와 다섯 번째 볼펜이 잘 구분이 안 갑니다. 왼쪽이 좀 더 진하고 오른쪽이 약간 투명한 끼가 있는 것 같긴 한데...>

빨간색 볼펜을 사러 갔는데, "빨간색" 볼펜과 "녹색" 볼펜이 무더기로 섞여 진열돼 있는 겁니다. -_-

"뭔가 다르다~" 정도는 인식이 되는데, 섞여있으면 전혀 구분이 안 갑니다. 거기다 눈이 순식간에 피로해져서 하나씩 뽑아봐도 잘 구분이 안되구요. 앞에 달린 종이에다 써보고 고르면 되는데 너무 당황스럽고 시간도 없어서 그런 생각을 못했습니다. -_-

결국 이건가 저건가 고르다가 "빨간색" 볼펜이라고 생각되는 걸 사서 갔는데...

필기를 하다보니 이게 "녹색"인 겁니다. orz..

결국 그 때 산 녹색 볼펜은 대략 2년 가량을 저와 함께 했었죠. 뭐 쓸 일이 있어야죠. -_ㅜ

2) 핸드폰 충전할때도 애로사항이 꽃을 피우죠.

듣자하니 핸드폰을 끼우면 충전상태일 땐 '빨간색', 만충되면 '녹색'이라고 하던데...

"전혀" 구분이 안가요. ㅜㅜ

정확히는, 처음 꼽으면 뭔가 좀 더 밝은 느낌이 나고 한참 이따가 보면 조금 덜 밝아진 것 같긴 한데... 중간에 바뀌는 걸 보면 모르겠는데 따로따로 봐서는 알아보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ㅜㅜ

끼워버리고 잊어버리면 되는 일입니다만... 그래도 상태를 확인할 수가 없으니 답답하지요. 그래서 옆에 물어볼 만한 친구들이 있을 땐 꼬박꼬박 확인하고 있습니다.

3) 요즘 제가 다니는 사무실엔 캡스 보안장비가 설치돼 있습니다.

요녀석인데, 쓰시는 분이 아마 많으실 듯.

근데 이 녀석도 "빨간색"과 "녹색"으로 표시를 하는 겁니다. orz...

이게 지금 잠겨있는지, 풀려있는지 전혀 구분이 안가는 거죠.

보통은 잠그고 다니는데, 가끔씩 다음날 와서 제가 어제 잠갔는지 풀었는지 기억이 안 날 때가 있죠. 그 때는 귀찮게도 -_- 한 번 걸었다 풀고 사무실을 열고는 합니다. (귀찮으면 일단 열고 소리가 크게 울리기 전에 해제할 때도 있구요. ^^;)

4) 저는 상근예비역 출신으로 예비군 훈련 대대에서 예비군교육행정병으로 복무했었습니다.

사무실에 처음 들어와서 어리버리타고 있던 때, 고참(인데 저와 같이 재수했던 친구녀석. 지금도 친하게 지냅니다.)이 포스트잇 견출테이프를 색깔별로 정리하라고 하더군요.

< 그러니까 이녀석. -_- >

그래서 한참 같은 색깔(로 보이는) 테이프를 서로 붙이고 있는데 그 고참이 깜짝 놀라면서 "너 지금 뭐하고 있냐?"고 하는 겁니다. -_-

테이프를 정리하고 있다고 하니... "니 눈엔 이게 같은 색깔로 보이냐?"고 한마디 하더군요. 정신차리고 보니 연두색은 녹색과, 빨간색은 분홍색과, 가끔씩은 분홍색하고 연두색이 섞여 있었습니다. (사실 잘 구분은 못했습니다.) orzzzzzz 

제가 색약이라는 걸 그 때만큼 실감했던 적이 없었더랬죠. ㅋㅋㅋ

하여튼 다시 강조해 드립니다만크게 불편한 것은 없습니다. (사실 2번은 좀 불편. 핸드폰 뿐만 아니라 AA 건전지 충전기도 비슷한 방식이라 잘 구분이...)


ps. 예전에는 색신 이상이 사회진출에 몇 가지 문제거리가 됐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해군사관학교에서는 함선 승선이 안된다던가(고로 해병대 고고싱이라고... ㅡㅜ)... 오래 전에는 교대 진학도 안됐었다고 들었구요. 공군사관학교도 아마 파일럿이 될 수 없다고 들은 것 같은데 이건 확인이... 운전면허도 1종 보통은 확실히 딸 수 있는데, 대형면허부터는 잘 모르겠네요. 이거 때문에 필기시험장에서 신체검사하다가 꽤나 고생했었습니다. -_-

제가 생각하기엔 화학이나 의약 관련으로는 진학을 금지시키는 게 옳을 것 같은데, 해당 관련 분야 진출에 장애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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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각이상자가 어때서? 2008/09/17 11:57 #

    색각이상자를 위하여 by 시선님시선님의 글을 읽다가 2005년쯤에 썼던 글이 있어 트랙백을 합니다. (출처 : http://www.sapdesignguild.org/resources/glossary_color/images/) 오늘 갑자기 한 학생이 심각한 고민을 털어놓더군요. 이 아이는 소위 말하는 적록색약(적록 색각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심한 정도는 아닙니다. 칠판에 붉은색 분필을 이용해서 글씨를 써도 구분을 하는 정도니까...... more

덧글

  • 로리 2008/09/17 11:35 # 답글

    그러고보니 삼성이나 에이조 같은 업체에서는 색맹, 색약용 모니터가 있을 껍니다 ^^
  • BigTrain 2008/09/17 19:43 #

    오, 그런 물건도 나왔었군요. 색맹용 안경이 10년 전 쯤에 시판돼서 한 번 가격을 알아봤더니 60만원을 넘는 가격이어서 좌절했던 기억도 납니다.
  • 늑대별 2008/09/17 11:43 # 답글

    어이쿠.."소소하다"고 하셨지만 많이 불편할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적색, 녹색을 이용한 표시등이 많아서 말이죠. 노란색과 파란색등으로 바꾸자는 운동이라도..^^
  • BigTrain 2008/09/17 19:45 #

    이걸 치료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그냥 받아들이고 살고 있었는데 정상이신 분들께는 조금 불편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적녹색약이나 색맹인 사람들은 꽤 많은 편이기도 하니 저도 바꿔줬으면 좋겠는데, 색깔은 코드이면서 동시에 문화적인 것이기도 해서 바꾸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대나무 2008/09/17 11:44 # 답글

    네트워크-서버 장비의 상태 LED표시는 대부분 녹색, 빨강, 주황으로 표시를 하는지라 이쪽 업계에 오셔도 조금 힘드신 일이 있을 듯 하군요.
  • 에르네스트 2008/09/17 14:27 #

    몇몇 경우빼고는 그나마 LED표시는 단색(위에 초록불들어오면 정상 밑에 붉은불들어오면 비정상같은 식으로 )이니 볼만할텐데 말입니다?
  • 대나무 2008/09/17 15:04 #

    요즘은 소형화가 대세라서 LED숫자도 줄여서 색으로 구별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서 말이죠. 특히 스위치류.
  • BigTrain 2008/09/17 19:46 #

    녹색, 빨강에 주황 콤보면 거의 실신 KO급이군요... ㅜㅜ
  • 꼬깔 2008/09/17 11:55 # 답글

    예전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트랙백합니다.
  • BigTrain 2008/09/17 19:47 #

    제가 덧글도 달았었군요.

    해당 TV 프로그램을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공무원 임용 제한은 어떤 직종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인 공무원 임용에는 문제가 없는 걸로 압니다. 아마 기술직이나 기타 다른 특별한 직종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하여튼 이공계 쪽으로는 상당한 압박이 있을 것 같습니다.
  • 단순한생각 2008/09/17 13:42 # 삭제 답글

    많이 불편하실거 같군요;; 공군의 경우 일반병도 색약은 입대 자체가 안되었지요. 제 친구도 거기에 해당되었고;;

    생물학이나 화학쪽에서 색맹은 이래저래 힘든 부분이 많아보입니다. 시약도 그렇고... 분석할때 성향 관찰 문제도 있고...
  • BigTrain 2008/09/17 19:48 #

    일반병도 입대가 안된다면 사관학교는 받아주지도 않겠군요. -_-

    생물학이나 화학 쪽은 정말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본문에 쓰는 걸 까먹었는데, 엑셀의 선그래프도 색깔이 3, 4가지 이상으로 쓰이면 잘 구분이 안되거든요. ㅡㅡ'
  • Alias 2008/09/17 14:43 # 답글

    충전기의 경우, 손재주가 좀 있으시고 납땜질의 귀차니즘을 극복가능하시다면 통상적인 녹색 LED를 청색 LED로 바꿔 다는 편법을 쓸 수도 있지요. 물론 개인용이 아닌 공용물건에 손을 대면 안되겠지만서도...
  • BigTrain 2008/09/17 19:49 #

    제가 납땜기를 엇다 뒀었는데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 ^^
  • 어부 2008/09/17 14:44 # 답글

    음... 화학이나 의학 쪽에서는 미묘한 색을 분별해야 되는데, 아무래도 좀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겠군요. -.-
  • BigTrain 2008/09/17 19:50 #

    제가 재수해서 잘만하면 지방 의대도 갈 만한 성적이 나왔었는데... 색약의 압박으로 넣을 생각도 안했었습니다. -_-
  • Ya펭귄 2008/09/17 15:04 # 답글

    전자장비 배선 부분이라면 문제가 좀 심각할 듯 합니다... 전선의 색상이 10가지 정도의 색을 써서 구분하게 되니까요...

    알리아스님 말씀대로 녹색LED를 청색LED로 교체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듯...(이 부분은 업체에서 좀 배려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어차피 청색LED가 때깔이 좋다는 이유로 마구잡이로 써먹는 세상인지라... )
  • BigTrain 2008/09/17 19:56 #

    저도 청색 LED로 바꾸어줬으면 좋겠습니다. 색깔도 보기 좋은데 말이죠...

    회로도는 제가 본 적이 없는데, 지도같은 경우도 선들이 복잡하고 이런저런 색깔이 마구 그려지면 읽기가 참 어려워지더군요. -_-
  • 을파소 2008/09/17 19:29 # 답글

    그러고보면 다수에게는 당연한 것도 소수에게는 불편한 게 참 많습니다. 다수의 입장에서는 잘 못 느끼지만요.
  • BigTrain 2008/09/17 19:57 #

    사실 겪지 않으면 잘 모르는 일이라... 소수 쪽에서 이렇게 알리는 수밖에 없죠. 그래도 색맹이나 색약은 강력한 탄압의 대상이 되는 건 아닌데 탄압의 대상이 되는 다른 소수 그룹은 참 힘들겠습니다. --;
  • 나무물고기 2008/09/21 11:53 # 답글

    운전 하시는데 지장은 없으신지요?
  • BigTrain 2008/09/22 10:21 #

    아직 운전은 하지 않는데, 신호등같은 걸 보는 데는 지장이 없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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